[보도자료] 이형초 센터장 조선일보 인터뷰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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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사이에 논란… '중2병' 아시나요? 2011.08.22 03:40 '난 어제 차가운 도시의 남자처럼 길거리를 정처 없이 배회하다가 한 피시방을 들렀다. 그리고 근육질의 피시방 아르바이트생에게 말했다. "카드 내놔라 쓰레기야" (중략) "손님 한번 맞아보시렵니까?" "파쇄권!" 알바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인터넷상에서 대표적인 '중2병 환자'로 알려진 한 네티즌이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이다. 이 블로그는 자신을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으로 신격화하며 주변인들을 무시하는 내용의 글로 가득하다. 온라인 청소년 게시판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중2병'은 청소년들 사이에서 '허세 부리는 사람을 얕잡아 부르는 말'로 쓰이는 신조어다. '중2병 테스트' '제가 중2병인가요?' '중2병 고치기' 등 포털 사이트 연관 검색어가 수만건에 달할 정도로 청소년 네티즌 사이에서는 일상적인 용어로 쓰인다. 최근에는 한 고등학생이 애플 앱 스토어에 '중2병 테스트'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하기도 했다. 인터넷 백과사전에는 '중학교 2학년 나이 또래의 사춘기 청소년들이 흔히 겪게 되는 심리적 상태를 빗댄 신조어' 등으로 정의하고 있다. 1999년에 일본의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중학교 2학년 정도의 연령대에 있음직한 일'이라는 뜻으로 사연을 모아 코너를 진행하면서 인터넷을 통해 확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용어가 국내에 들어오면서 '무개념' '허세'를 비하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중2병 테스트 문항은 △어른들은 타락했다 △번개보다 '뢰(雷)'가 멋있다 △남들은 나에게 시기 어린 질투를 보낸다 등 다양하다. 이형초 인터넷꿈희망터 센터장은 "온라인상에서 철없는 짓을 하는 사람을 빗대 '초딩'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현실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스스로 외톨이가 되려는 경향을 보이는 이들을 통칭하는 용어로 보인다. 의학적으로 구분된 '병'은 아니지만 심리학 성격 유형 중 B형 성격과 매우 유사하다"고 말했다. B형 성격은 자기애가 강하고 자기 억제력이 약해 히스테리를 일으키기 쉬우며 반사회적인 성향을 가진다. 자아 형성이 건강하지 못한 경우에 나타나며 자기 중심적으로 사고하고 타인의 평가에 쉽게 흔들린다. 중2병이라는 용어가 네티즌에게 호응을 얻는 것은 사춘기가 초등학교 5~6학년으로 빨라지고 교육환경이 변화하는 등 사회적 요인과도 무관하지 않다. 이 센터장은 "사춘기에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순수한 사춘기가 아니라 학업 등 사회적 스트레스에 의해 조금 더 강한 형태로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사춘기를 겪고 중학교에 진학한 청소년들이 1학년까지는 어린이의 티를 덜 벗어 갈등이 적은 편이지만 2학년부터는 자아가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이를 밖으로 표출한다는 것이다. 특히 중2 때부터 고교 입시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지나친 자신감' 등으로 왜곡되기도 한다. "특목고, 자사고 등이 늘면서 학생들은 중2부터 본격적으로 고교 입시에 대한 부담을 받아요. 이것이 아이들 사이에 성공과 실패의 기준이 되면서 공부 잘하는 아이와 공부 못하는 아이라는 '보이지 않는 등급'을 만듭니다. 중1까지는 엄마 말도 잘 듣고 학원, 과외도 하라는 대로 하던 아이가 2학년이 되면서부터는 성적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반항적인 행동을 합니다. 자아 형성과정에서 학업 스트레스가 겹쳐지며 불안함과 초조함을 느끼기 때문이죠. 오히려 자의식이 어느 정도 자리 잡는 고등학생보다도 더 혼란스러울 수 있는 시기입니다." 포기하기는 이른 것 같지만 공부는 지겹고, 친구들이 반항하는 모습을 보며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은 어린아이 같다고 느끼면서 '나는 능력은 뛰어나지만, 관심이 없어'라는 식으로 도피한다는 것이다. 이런 마음이 커지면 일부는 주위 사람을 무시하거나 공격적인 성향을 나타내면서 가족, 친구와 소통이 단절되고 따돌림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 센터장은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거나 인터넷에 빠지지 말고 야외활동이나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를 통해 소통의 물꼬를 트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부모는 이 시기에 충분히 나타날 수 있는 행동이라고 인정하고 자녀가 여유를 갖고 스트레스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이 센터장은 "반항하는 행동을 고친다고 고삐를 죄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신발끈을 풀었다가 다시 매는 시기라고 생각하고 스트레스의 원인이 무엇인지 대화를 통해 풀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찬호 맛있는공부 기자) chjoh@chosun.com